세계한인민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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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경제민주화와 남북화해 조치 필요



▲  12월 16일  투표참여 호소 3000배 재외동포단 발대식   © 민주회의


내 예상과는 달리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나는 한국국민들이 이제는 자기 나라가 세계적 국가라는 감각으로 대통령을 선출할 줄로 믿었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아직은 그 지점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을 보았다.
 
캐나다(사실은 전 세계)의 주류 언론들은 예외 없이 “한국,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에 당선”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물론 그 제목은 한국인들을 모욕하거나 폄하하기 위해 붙인 제목은 아니다. 단지 사실을 사실대로 붙인 제목일 것이다. 그러나 그 기사를 접한 주류 세계 지성인들은 상당히 놀랐거나 더러는 충격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에 두 번에 걸쳐 세계사의 페이지에 쓴 기록, 즉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산업화를 이룩한 국가라는 기록과 동시에 가장 빠르게 민주화도 정착시킨 국가라는 기록에 비해 이번에 세 번째로 남긴 기록은 그것에 정 반대로 역행하는 것 같은 기록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에서 한국이 상위권에 속했을 때 우린의 가슴은 벅차다. 그러나 남들은 그것에 조금도 놀라워하지 않는다. 자기들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 아이다.
현대 자동차가 지구의 벽지까지를 질주하고, 삼성 전자제품이 세계의 오지까지 파고들어가 있는 그런 나라가 올림픽에서 상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김연아가 피규어 스케이팅 대회에서 세계의 ‘여제’(queen)로 등극했을 때엔 놀라워했다. “이젠 피규어 스케이팅에서까지 제패?”라는 감탄 때문이다. 그 정도로 한국은 오늘날 ‘이미’ 세계가 무시하지 못하는 국가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한국이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 그런 아이러니를 세계의 지성들은 어떻게 보았을 것인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나는 별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그가 여성이었기에 득표에 얼마간의 이익을 봤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여성이기 이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또 한국 대선사상 최초로 기표수의 과반수 이상의 지지율로 대통령이 된 데 대해서도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안철수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강력한 제 3후보가 있었다면 그건 이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건 오히려 국민정서를 완전히 양분화시켰다는 부정적인 측면마저 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여담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것으로 한국인들이 이번에 세운 세계사적 기록을 지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기록이 새겨놓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반전시킬 방법이 없는 것인가? 있다. 그 길은 두 가지 모두를 달성하거나 최소한 둘 중에 하나는 달성하는 것이다.
 
한국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남들이 흉내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단 기간 내에 경제부흥과 정치민주화를 이룩한 나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낸 경제의 ‘과일’을 국민 모두에게 고루 분배하는 데까기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경제를 만들어 내는 산업구조도 여전히 후진적이다. 그러므로 구조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보편화되고 민주화되지 않은 경제와 산업은 국민을 생활행복으로 안내해주지 못하고 있다.
 
나 개인은 한국의 경제발전의 근본 요인은 탁월한 정치지도자라기 보다 한국인 특유의 교육열이라고 보아오고 있다. 그런데 그 교육열이 오늘날 이상한 방향으로 트위스트되어 버렸다. 나는 그 원인은 정치에서 왔다고 본다. 즉 경제의 잘못된 분배정책이 그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국민이 경제분배마저 정상화시킨다면, 그 때 세계는 정말로 놀랄 것이라고 본다. 그 점에서 그것을 성공시킨다면,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한국에 대한 국제적 눈은 변화될 것이다.
 
두 번째는 지난 5년간 뒤틀어 버린 남북관계를 아주 유연하고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다. 북한의 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하고, 북한산 운동선수들이 남한 팀들의 선수로 뛰고, 그리고 남북한의 합작 공장들이 개성공단에 세워지는 정도가 된다면, 세계는 새로운 눈으로 한국과 한국인들을 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불가능한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사상과 이념까지를 포함해서 모든 현실적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점에서부터 불신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5년에 대해 위 두 가지를 소망한다. 둘이 못 되면 하나만이라도 이룩되기를 소망한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만 미래가 있다고 하잖던가?
 
2012년 12월 20일.  
윤용섭 / 캐나다 토론토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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