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일 사무총장 “독립적인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 절실”
정영국 KIC대표 “대선후보, 재외동포정책 의지 갖고 있어야”
유석찬 달라스한인회장 “트럼프 반이민정책, 유학생 피해 우려”
박신헌 대련한국인회장 “중국과의 ‘신의’ 지키는 노력 보여야”
박재세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고문 “위안부 ‘추모기념관’ 건립 제안”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재외동포 자존감 지키는 외교정책 희망”
김점배 오만한인회장 “국회서 ‘재외국민보호법’ 조속히 제정돼야”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배치와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정책, 중국의 한류제한 정책 ‘한한령(限韓令)’과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갈등 등에 더해 국내 탄핵정국의 혼돈은 재외동포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재외동포사회에서는 조기 대선 실시 가능성과 참정권 여부, 각 정당 및 대선 후보들의 재외동포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드코리안신문이 지난 한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한인사회를 빛낸 재외동포들을 격려하고자 개최한 ‘제7회 월드코리안대상’ 시상식 계기에 마련한 긴급토론회에서는 지역별 연령별 계층별로 다양한 재외동포사회 요구를 수렴하고, 재외동포사회와 모국 간 긴밀한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재외동포재단’을 확대 개편한 ‘재외동포청’ 설립을 대통령선거를 활용해 적극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월드코리안신문이 더불어민주당 박정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지난 2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주최한 ‘2017 재외동포정책 토론회’에서 정광일 더불어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은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가 절실하다’란 주제발표를 통해 “재외동포사회가 처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그러한 요구 자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이 우선 만들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총장은 “이는 동포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수 있는 재외동포정책 컨트롤타워, 즉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며, “정부 각 부처에 분산된 재외동포 업무를 조정하고 통합해서 효율적인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 이른바 ‘재외동포청’ 또는 ‘재외동포처’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를 만드는 일은 정치권과 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먼저 재외동포들이 뭉쳐야 한다”며, “2017년 대선을 활용해야 하는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이 가장 중차대한 시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요컨대, 2017년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 신설’이란 선거공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220만여 명의 재외국민 유권자들이 적극적인 ‘재외국민투표 참여운동’으로 연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정 사무총장은 “그간 재외동포정책을 정치권에서 제안하는 데 있어서 재외동포들의 연대성, 조직화가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며, “세계한인회장대회 계기에 하는 결의문 채택 방식이 아닌 정부부처 신설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대선 시기를 활용해 동포들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응집해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고, 각 정당별로 후보가 정해지면 그들을 상대로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에 이어 ‘19대 대선, 대외환경변화와 재외동포정책’이란 주제를 발표한 정영국 내외동포정보센터(KIC) 상임대표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재외동포재단의 역사를 개괄하며, 제19대 대선을 앞둔 지금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분명한 ‘정책의지’를 갖고 있는 후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대선 후보는 글로벌 시대 720만 재외동포를 포함한 한민족 구성원 모두를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Global Korean Network)’화 해 전략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지도자, 위기에 처한 국내의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을 조기 수습하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 대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글로벌 식견을 가진 지도자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들 또한 ‘이념주의 함몰’이나, ‘지역주의 편성’ 그리고 ‘동결현상(Frozen Phenomenon)’에서 스스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이는 국내외 한민족이 처한 현실적 상황을 감지하고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2016 월드코리안대상’을 수상한 재외동포 리더들이 패널로 직접 참여해 소속 지역 한인사회 현안과 재외동포정책들을 건의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진흥 재한미주동포회 사무총장은 재외동포들이 조기 대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야가 조속히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재외동포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해 정치인들이 재외동포들의 표를 의식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유석찬 달라스한인회장은 “트럼프 정권의 반이민정책으로 미주동포들이 두려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졸업 후 취업비자 발급이 쉽지 않아 불법체류자로 전락할 수 있는 한인유학생들이 가장 우려스러운 계층”이라고 소개했다. 유 회장은 “트럼프 정부는 이미 시작된 만큼 이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 개발과 우리 정부와 재외공관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미주사회에서 한인들 위상을 강화하고 한인들의 응집된 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김진흥 재한미주동포회 사무총장, 유석찬 달라스한인회장, 박신헌 대련한국인회장 © 민주회의
박신헌 대련한국인회장은 “한한령에 의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한중 양국은 신뢰 속에 서로 친구라는 인식이 강했고, 아직까지도 극단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중국과의 신의를 지켰다는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미가 대중압박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한국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반도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동아시아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재세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고문은 “부산 소녀상 문제로 재일동포들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한발씩 양보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치유하는 방안으로써 ‘추모기념관’을 건립하는 해법도 내놓았다. 박 고문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녀상을 이전하고 추모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이 합리적 방안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왼쪽부터) 박재세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고문,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장. © 민주회의
이상무 프랑스한인회장은 “사드 배치나 위안부 문제 등 각 지역마다 한인들이 체감하는 이슈는 달라 보인다”며, “외교적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동포들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모국 정부의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장은 4대 강국에 비해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 생활하는 동포들의 환경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며, 30년 넘게 중동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거주권이나 시민권 제도가 없어 1년마다 한 번씩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애로사항도 전했다. 김 회장은 재외동포정책에 있어서 시급한 현안으로 ‘재외국민보호법’이 국회에서 마련돼야 한다며, 동포들이 힘을 모아 정책입안에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전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경주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 민주회의
▲ 월드코리안신문은 박정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국회의원 회관 제 3세미나실에서 2017 해외동포 초청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 민주회의
▲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가졌다. © 민주회의
▲ 이날 토론회에는 재외동포정책 전문가들과 동포단체·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민주회의
출처 / 월드코리안신문 /고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