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민주회의

내용 바로가기

재외국민 투표가 대통령 당선 좌우할까?

제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지구촌 곳곳에 164개 투표소가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대한민국 국력의 상징인지 아니면 재외 한국인의 영향력이 커진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04년 11월, 미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4백여 명이 모인 로스앤젤레스 동포 간담회에서 재외국민들에게 투표권을 부여를 약속했고, 그 후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재외국민들에게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판결하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 같은 재외국민투표권 약속이 헌법재판소 판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요즘 웬만한 나라들은 대부분 외국에 나가있는 자국민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대세라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합니다. 서울에 사는 필리핀 사람들도 필리핀 선거에 서울서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 집계에 의하면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 동안 지구촌 164개 투표소에서 실시되는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는 22만2천389명입니다.

이 중에서 유학생 등 단기체류자에 해당하는 국외 부재자는 17만9188명, 거주국 영주권자 등이 포함된 재외선거인은 4만3201명입니다. 남녀 비율은 남성 11만4472명, 여성 10만7917명으로 비슷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불가능한 것이지만 대한민국 밖에 사는 혈통중심 한인들의 숫자는 대략 750만 명으로 봅니다. 이 중에서 거주국 국적자들을 제외한 재외국민 중에서 19세 이상 유권자를 220여만 명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번 한국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겠다고 22만 명 정도가 유권자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10% 정도가 투표권을 갖게 된 셈입니다.

한국정치권에서는 재외국민투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22만 명이 등록하고 이 중에서 10만 명 정도가 직접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을 경우 한국내 유권자 숫자에 대비하면 재외국민 유권자 중 투표참여 예상자 10만 명은 상대적으로 극히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각 정당이 지구촌을 몇 바퀴씩을 돌면서 해외 표밭갈이를 하는 것은 왜 일까요? 단순하게 해외 한인사회를 표로 계산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암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유력 대선후보가 있는 정당에서는 ‘재외동포공약’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민주당의 재외동포 공약 제 1호는 15개국 30개 한국국제학교와 전 세계 2천여 개의 한글학교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입니다.

이것은 지난 18대 국회에서부터 민주당 안민석의원이 오랫동안 국회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법안이고, 19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전체 국회의원으로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 당론 법안입니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 재외동포 공약 중 적극 홍보하는 것은 “65세 복수국적 허용을 55세로 하향조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여러가지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은 대통령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는 공약들이 상당수입니다. 어떤 공약은 국회에서 통과를 시켜주지 않으면 대통령 혼자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공약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접하는 유권자들이 이 사실을 아시는지 모르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해외 2천여 개 한글학교와 30개 한국국제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국회에서 법안통과가 안될 경우 국가예산을 배정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20일 국회에서 민주당의 재외동포 제 1공약인 한국학교와 한글학교 지원법 안이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원회 극적으로 통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안이 통과되려면 3개의 문을 거쳐야 하는데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입니다. 이미 서울에는 전 세계 30개 한국국제학교 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동경과 오사카, 중국 대련 등 10개 한국국제학교의 이사장님들이 단체로 국회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소위 여야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법안통과 로비를 한 셈입니다.
해외에서 급하게 서울로 온 한국학교 이사장 10명은 여야 원내대표인 박지원 황우여 의원을 차례로 만나 한국학교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법안통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  2012년 9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김성곤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이 중국 대련 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해 한교관계자들의 안내로 교내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민주회의


한국학교 이사장님들이 단체로 국회를 방문, 로비한 덕분인지 1차 관문을 쉽게 통과한  한국한교 지원법 안은 하루 뒤인 21일 2차 관문인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진행을 멈춰야 했습니다. 민주당은 전체 국회의원 이름으로 된 당론법안이기 때문에 무조건 찬성입장을 보인 반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상임위 통과를 적극 반대해 2차 관문 통과가 좌절된 것입니다.
 
해외에 나온 국회의원님들의 발언은 안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모든 것이든 다 할 수 있고, 해외동포들의 건의는 무조건 '오케이' 합니다. 그러나 귀국 후에는 대부분 조용하다고 합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한국학교아 한글학교 지원법안에 찬성한다고 입으로는 늘 자신있게 말해 왔습니다.
새누리당 재외동포정책 담당의원님은 3주 전 국회에서 해외한국학교 지원법을 밀어주자는 결의문 채택 안을 거창하게 국회에 제출하고 재외동포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애ㅚ동포 자녀교육 문제에 억쑤로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홍보한 것입니다. 그러나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재외동포 교육지원 관련 법안이 심의할 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이 법안을 적극적으로 반대할 때 아무런 일을 한 흔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새누리당에 분노하는 해외한국학교 관계자들에게 직접들은 이야기입니다.

1차 관문을 통과하고 다음날 하루 만에 2차 관문에서 그냥 멈춰버린 재외동포 자녀교육지원 관련법 사건은 한국정부나 새누리당의 재외동포들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봅니다.
1차 관문 통과라는 기쁜소식을 갖고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났던 한국학교 이사장님들이 열 받을 만한 사건입니다. 12월 4일 더 많은 한국학교 이사장님들이 다시 국회에 모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게 대한민국 정치,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이고 한국정치의 현주소입니다. 새정치가 간절하게 필요한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한국학교 이사장님들이 국회 앞에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핏켓들고 시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사에서는 핏켁시위 하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민주당은 전체 국회의원 이름으로 이미 당론법안이기 때문입니다.



▲  2012년 10월,  아르헨티나 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한  김성곤의원과 한명숙 전총리가 구광모 이사장으로부터 학교운영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있다. 구광모 한국학교 이사장은  한국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한국학교지원법 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민주회의


우리는 과일 가게에서 사과 1개 사면서도 앞뒤로 돌려 보고 심사숙고해서 삽니다. 혹시 썩은 부분은 없는지 자세하게 사전에 확인해 봅니다는 것입니다.
5일부터 재외국민 대통령 선거투표가 시작됩니다. 최소한 사과 한 개 살 때도 이리 저리 앞뒤로 살피는 정도의 세심함을 갖고 대통령 후보도 이리 저리 잘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썩은 부분이 있는지 확인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입으로만 쏟아내는 무수한 공약들, 과연 실천할 의지와 자격, 철학이 있는지 검증을 한 뒤에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광일 / 세계한민민주회의 사무총장
게시글 공유하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