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2 재외동포기자대회 기념 세미나’에서 ‘재외국민 참정권시대, 재외동포정책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 시행될 재외국민 선거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외국민 참정권시대, 재외동포정책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2 재외동포기자대회 기념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9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외국민 선거가 도입돼 기대를 모았으나 첫 시행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5.57%의 등록률을 보여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제도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거주국별 맞춤형 지원책’ 필요
발제를 맡은 임채완 전남대 교수(재외동포정책위원회 민간위원)는 “현행법상 투표를 하려면 공관에 설치된 1개의 재외투표소로 가야 하는데 공관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재외선거인은 몇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며 편의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이유가 투표율 저하를 불렀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임 교수는 대책으로 “공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추가로 재외투표소를 설치하거나 우편 투표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거주국별 맞춤형 지원정책’을 주장했다. 포괄적 지원정책은 재외동포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므로 거주국의 환경에 따라 다른 재외동포의 요구를 각각 짚어볼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이진영 인하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다른 재외동포 정책의 1년 예산보다 더 많은 비용을 재외선거에 쏟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선거제도 관리 자체에 초점을 두다 보니 동포 편의성이 뒷전으로 밀렸다”고 투표 등록률이 낮은 이유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선거제도 미비점뿐만 아니라 동포사회에서 나타나는 다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한국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재외동포기자들이 힘써 달라”며 ‘재외동포언론인’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완점뿐만 아니라 재외국민 참정권 도입의 의미를 재평가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환 월드코리안 대표는 “재외국민 선거가 시행되기 전에 이뤄진 재외동포정책이 일방향적이었다면 참정권 도입으로 인해 정책과정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해외동포사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의견 결집 시스템’을 강조한 것이다.
외교부 “투표 편의 도모하겠다”
이영호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심의관은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에 대해 “외교부에서도 우편투표에 관한 논의와 공관이 없는 지역에 추가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며 “계속적인 논의를 거쳐 투표 편의를 증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재외동포정책의 기본 목표로 ‘모국과 동포사회 간 호혜적 발전을 통한 성숙한 한인사회 구현’을 삼고 정책을 펴고 있다. 모국과의 유대 증진을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도입된 것이 재외국민 선거제도다. 이 외에 제한적 복수국적 허용을 추진했고 방문취업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그 밖에 토론자로 나선 송석원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현지에서 성공한 동포뿐만 아니라 보통의 삶을 사는 재외국민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며 “재외동포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국사회에 광범위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직순 호주한국일보 발행인은 정부의 ‘행정편의주의 발상’을 지적했다.
이날 사회는 박진용 한국기자협회 재외동포기자특별위원장(한국일보)이 맡았다.
정치권도 “제도 개선 노력” 약속
또한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 회원들은 재외선거의 성공과 공명선거 구현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재외국민 선거는 국민의 기본권 실현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으며 재외동포사회 입장에서는 700만 동포들의 목소리를 모국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 권익신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우려를 표하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언급했다. “선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면서 “절차의 공정성 못지않게 참여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으론 과열선거와 부정선거를 우려하며 “재외동포언론인들이 공명선거를 위해 감시활동을 하는 동시에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기자협회보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